2009년 09월 12일
와우! 올레?
8월의 마지막 주말 아침.
회복되어도 모자랄 YTN의 노사 관계가
급작스레 악화되고 있는 시점이지만,
맘 졸이며 기다렸던 형사 소송 1심 판결이 나온 직후인지라
이불 속에서 좀더 늘어지고 싶었던 아침이다.
하지만 그러지 못했다, 둘째 해리 때문에...
7살짜리 제 동생은 차라리 무덤덤한데 3학년 해리는
유난히 아빠를 찾는다.
"아빠, 언제 와?"
"해리 잘 때."
"아빠, 꼭 해리 옆에서 자야 돼?"
밤마다 되풀이 되는 나와 해리의 전화 통화 내용이다.
어제 금요일 밤에도 그랬다.
숭실대에서 있었던 모 정당 강연을 마치고 밤늦게 집에 돌아와 보니
큰딸 해민과 막내 해인이가 침대 밑에서 같이 자고 있고
침대에선 해리가 제 엄마 쪽으로 모로 누워 곤히 자고 있었다.
나는 약속대로 해리 옆에서 눈을 붙였다.
아침, 내가 게으름을 피우지 못하고 일어나야 했던 건
해리가 흔들어 깨웠기 때문이다.
해리는 뭔가 기쁜 마음을 내게 알리고 싶었던 게다.
"아빠, 아빠."
"해리 벌써 깼어?"
"아빠, 있잖아..."
"왜?"
"해리가 일어나 보니까 왼쪽에 엄마가 누워 있어서 '와우~" 했는데"
그런데?
"오른쪽에 아빠가 누워 있어서 '올레~' 했다."
말꼬리를 올리는 해리에게서 소소하지만 깊은 행복을 맛본 나는
잠을 털어내고는 해리가 좋아하는 계란 볶음밥을 흔쾌히 해주었다.
형사 1심에서 선고된 벌금 천만원...항소를 하겠지만
돌이켜 반성할 부분이 왜 없겠는가?
그러나 체포에 구속까지, 게다가 고소가 취하됐음에도 기소를 강행해
징역 2년을 구형했던 검찰을 향해서는 '와우~'를 외쳐주고 싶다.
그리고 다가올 민사 판결에서 해고의 부당함이 입증된다면
해고자들과, 조합원들과, 해고자들을 염려해주신 많은 분들과
'올레~'를 외치고 싶다.
해리야, 그때 선창해 줄래? 올레~
2009년 8월 29일
# by | 2009/09/12 23:21 | 하루살이 | 트랙백 | 덧글(0)



